🇮🇱 이스라엘 사법개혁안 추진

지난해 11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가 극우 정당들과 손잡고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승리했습니다. 부패 범죄에 연루되며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1년 반 만에 복귀한 것인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정식 출범한 지 일주일만인 지난 1월 4일 사법부의 권한을 약화하는 사법개혁안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개혁안에는 대법원이 내린 위헌 결정을 크네세트의 단순 과반(전체 120석 중 61석)만으로 뒤집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이스라엘의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대한 대법원의 사법심사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 법원 판사 인사와 승진을 결정하는 사법 선출위원회 위원 구성 변경 조항도 담겨있는데요. 이에 야당과 법조계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개혁안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 거리로 나선 수십만 명의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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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전현직 대법원장, 검찰 수장 등 다수의 법조인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1월 7일부터 예루살렘∙텔아비브∙하이파∙모다인 등의 주요 도시에서 매주 1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사법개혁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시위대는 “이번 사법개혁안이 삼권 분립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손상시키고, 부패를 조장하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섬광 수류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시위대를 “무정부 상태”라고 규정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시위에 불을 붙인 국방장관 해임

네타냐후 총리가 요아트 갈란트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민심이 폭발했는데요. 갈란트 장관은 해임되기 전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네타냐후의 사법개혁이) 우리 사회의 균열을 증가시키고 군대의 혼란을 야기해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사법개혁을 연기해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습니다. 집권당인 리쿠드당 출신 인사가 사법개혁에 반대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었죠. 장관 해임 후 2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과 충돌하며 이틀간 강력한 시위를 이어 나갔습니다. 특히 이날은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까지 나서 이스라엘 국민의 통합과 책임을 위해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의 최근 10년 새 가장 격렬한 시위”라고 전했습니다.

🚧 이스라엘 최대 총파업 투쟁

이스라엘 최대 노동단체인 히스트라두트*도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는데요. 히스트라두트 노조위원장 아르논 바르-다비드는 TV 연설에서 “총파업을 선언한다”며 “이 기자회견이 끝나는 순간부터 이스라엘은 멈춘다”고 말했습니다. 이 선언으로 공항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스라엘의 관문인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이 중단되고, 주요 쇼핑몰과 외식업체 등 주요 산업시설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스라엘 의사 연합도 사법 정비 입법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28일부터 의료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해외에 주재하는 이스라엘 공관들의 외교관들까지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가담했습니다.

*히스트라두트: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0%에 육박하는 약 80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이스라엘 노동자 총연맹

😰 대규모 시위에 한발 물러선 네타냐후 총리

국민적 저항이 격렬해지자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자 사실상 동맹국인 미국까지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습니다. 사법 제도 개편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압력에 따르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지난 27일 네타냐후 총리는 시민들의 계속되는 저항과 야당의 반대에 사법개혁안 추진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입법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한 후 시민들의 시위가 격화되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밝힌 입장인데요. 그는 “국민 분열을 방지하고 폭넓은 합의를 이루기 위해 사법개혁안을 다루는 여당의 2~3차 단독 의회 개회는 휴회(5월 초)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히며, 이번 조치를 “내전을 피하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수개월째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시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민주주의 사회는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강화됩니다. 이스라엘의 사법개혁도 이러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

by. ⛄️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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