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주소 따로, 선거 주소 따로?

#지방소멸 #1인2주소 #지역별최저임금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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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1 💌 제 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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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주소 따로 선거 주소 따로?>

🦘: 님, 지방소멸위험지수가 위험 단계인 지역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역 격차,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자 지자체들은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정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1인 2주소’와 ‘지역별 최저임금’에 대해 고루 다뤄보았습니다.

#1인 2주소

📋 정부, 1인 2주소 방안 검토

정부가 ‘1인 2주소’ 방안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에 의해 가속화되는 지방소멸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 거주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인데요. 유연 거주란 하나의 주소지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현재 적용하고 있는 1인 1주소(단일주소제) 행정 원칙을 바꿔, 국민 한 명이 여러 주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가질 수 있게끔 허용하려는 것이죠. 정부는 “규제혁신 과제로 선정해 살펴보고 있으며, 일본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해당 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다양한 1인 2주소 제도 종류

가주소제

인구소멸위험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이주할 계획이 있는 개인이 주소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전입신고를 통해 주소지를 완전히 옮기지 않아도 되고, 가주소를 등록하면 정부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요. 인구가 적은 시골로의 이주를 고민하는 국민에게 국가가 혜택을 줌으로써 거주를 장려하는 제도입니다.

제2주소제

현행 주민등록상 주소는 가족관계 등록이나 선거관리 등의 분야에서 쓰고, 조세·금융 등에서는 원하는 주소를 선택하도록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주거지가 다른 주민이 많이 발생할 때 효과적인 제도이죠.

복수주소제

제한된 범위와 조건 안에서 두 지역의 주소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체류’하는 사람도 포함하는 생활인구와 같은 개념으로, 귀촌·학업·군복무 등이 해당합니다.

🤯 지자체 89곳 소멸 위기

지방 소도시에서는 이미 인구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인구 5,143만 명 중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수도권 인구가 2,598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2,545만 명)를 초과했죠. 현재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인구감소지역만 공식적으로 89곳에 달하는데요.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지역 살리기 정책을 펼쳤지만 효과는 미미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확보를 위한 소모적인 쟁탈전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유연 거주 활성화 방안을 통해 5도 2촌*이나 워케이션(Work+Vacation: 휴양지 근무) 등이 활발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5도 2촌: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형태

✈️ 효과를 보고 있는 해외의 거주 제도

해외에서는 이미 고령화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유사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2003년부터 복수주소제를 도입하여 ‘주거주지’와 ‘부거주지’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다른 지역에 부거주지를 등록하면 세금(제2거주지세)을 내야 하지만, 임대료와 교통비 등을 공제해 주며 부담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일본(관계 인구 제도)과 프랑스(2차거주지제) 역시 2 지역 거주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시책을 추진해 지방 중소도시의 인구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문제점은 없을까?

하지만 예상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한 국민을 위해 두 지자체가 동원되기 때문에 행정력 낭비가 초래될 수 있으며, 일부 지자체의 경우 실제 거주인구는 그대로인데 통계상 인구만 늘어나 지방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제도의 빈틈을 파고드는 위장전입이나 지자체마다 제각기 다른 복지혜택을 노리고 거주하는 도덕적 해이도 경계해야 하죠. 또한 어떤 거주제도를 도입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대표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추진단은 제도 도입에 따른 한계점 극복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지방소멸 해결 방안은 어느 지역에 인구가 늘면 다른 지역에는 필연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 같은 형태였는데요. 1인 2주소제로 두 번째 주소를 소유하게 되면 두 지역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을 기대할 수 있어 보이네요. 다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문제점도 분명히 있어, 기초적인 제도 검토 연구 단계인 지금 시나리오별 부작용 방지책을 꼼꼼하게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

by. 🍒메리

#지역별 최저임금

🤷 지역별로 월급이 달라진다?

산업·사업 종류와 임금수준·물가수준에서 지역 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어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지난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는데요.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관할 구역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최저임금 근로자 임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마련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인구소멸 위험지역의 경우 지역 근로자 최저임금을 수도권보다 더 많이 지급할 수 있도록 해 인구 유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이미 지역 간 임금 격차가 큰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차등을 허용할 경우, 오히려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의 임금만 상승하여 지역 간 임금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저임금 9,620원에 이르기까지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존권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금액 이상의 임금은 지급할 것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8월 5일까지 내년도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요.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처음 적용된 것은 1988년으로 시간당 462.5원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매년 조금씩 인상되며 올해 최저임금 9,620원까지 이르게 된 것이죠. 이 제도가 시행된 뒤로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이 차등적용된 적은 없었는데요. 지역 낙인효과, 지역 균형발전 저해 등의 이유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적용*은 제도 시행 첫해 한 차례 적용된 적이 있었고, ‘낙인효과 우려’, ‘지역 균형발전 저해’ 등 노동계 반발에 부딪혀 동일 체계의 현행 방식이 줄곧 유지되고 있습니다.

*업종별 차등적용: 최저임금법 제4조 1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 지역·연령에 따라 최저임금이 달라지는 나라들

최저임금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한국과 달리 지역·연령별로 차등적용하는 국가가 많은데요.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은 47개 지자체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합니다. 47개 지자체는 네 등급(A·B·C·D)으로 나뉘며, A등급은 임금 지급 능력이 우수한 지역으로 높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것이죠. 네덜란드는 21세 미만 근로자의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최저임금을 낮게 적용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역시 연령·주별로 최저임금을 따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그리스, 호주, 영국 등도 직업별·연령별로 차등 적용해 지역별 수요공급 환경에 따라 일자리 기회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은 가능할까?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업종별 차등적용 논쟁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는데요. 업종별 차등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강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경영계는 업종마다 임금지불 능력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면 사업주가 인건비 부담을 덜어 경영을 유지하고, 근로자들 고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이 최저임금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노동 취약계층의 최소 생계가 가능한 하한선을 설정, 노동력의 질적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죠.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까지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고시하게 되는데요. 최저임금위원회가 벌써 4차례 열렸지만,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노사 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정교한 최저임금 결정 준칙을 정하고, 부작용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안정적인 노동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

by. ⛄️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