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60년대까지는 대학의 자율권이 매우 큰 시기였습니다. 입학시험 역시 대학별로 단독시험을 치렀죠. 대부분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을 필수과목으로 했지만, 학교별로 시험 내용과 난이도가 달라 수험생의 부담이 컸다고 합니다. 게다가 당시엔 중학교도 입학시험을 보고 들어가야 했기에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의 연속이었다고 하죠.😢

1968년 중학교 무시험 진학 제도와 함께 공포된 예비고사 제도는 우리나라 교육제도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69년부터 도입된 예비고사는 대학별 본고사를 치르기 위한 일종의 자격시험이었는데요. 예비고사의 일정 '커트라인'을 통과해야만 대학에 지원, 본고사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학의 자율성이 너무 커 입시관리에 문제가 많았던 점을 보완하고,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수험생에게만 대입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수학의 정석」과 「성문종합영어」가 나온 것도 이 시기!)

그러나 상위권 대학의 본고사는 사실상 과외를 받지 않고서는 치루기 어려울 정도로 그 편차가 심해, 과외가 과열되고 재수생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에 80년대 등장한 신군부는 7∙30 교육개혁조치를 발표하며 과외를 금지시키고, 본고사를 폐지했죠. 그리고 등장한 것이 선발시험 성격의 학력고사! 그러나 학력고사에도 극심한 '👀눈치작전'이라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이전까지 무제한으로 복수 지원할 수 있던 방식에서 전∙후기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횟수가 제한되자, 대학 학과별 경쟁률을 끝까지 지켜보다가 경쟁률이 낮거나 정원 미달 학과를 찾아 마감 직전에 접수하며 '입시도박'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외 금지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통해, 달리는 차 안에서, 친척이나 파출부로 위장하는 등 기상천외한 방식의 비밀과외가 성행했다죠.😲

하지만 그동안의 시험이 단순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이라는 문제점이 계속해서 제기되었고, 이에 통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적성시험 성격의 수능이 1994년 도입되었습니다. "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였죠. 미국의 SAT를 모델로 한 수능은 기존에 봐오던 시험과 경향도 유형도 너무나 달라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던 한 수능 세대(94학번)는 실험 평가가 끝난 뒤 친구들과 "이게 무슨 시험이냐, IQ 테스트 아니냐"며 당황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죠. 94년도 첫 수능은 학생들에게 ‘단 한 번의 기회’라는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두 시험 사이의 극심한 난이도 차이로 인해 이듬해부터는 지금처럼 1년에 한 번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치러지고 있습니다.

수능 날짜는 학사일정, 입학전형 진행 기간, 각 지역의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됩니다.

-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는 시기가 바로 11월!

- 셋째 주가 상대적으로 덜 춥다!😬

- 수송 트럭으로 인한 교통혼잡 예방을 위해!🚚 (배송 시점이 주말과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006년까지 수요일에 치던 수능을 목요일로 옮겼다고)

2006년 APEC정상회의, 2011년 G20정상회담, 2018년 포항지진으로 지금까지 총 세 번 연기되었어요. 특히 2018학년도 수능은 국가적인 행사로 인해 수능 연기 사실을 연초에 미리 고지했던 2006년, 2011년과 달리 지진이라는 재난 상황으로 인해 하루 전날 연기가 결정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였답니다. (에디터도 당시 수험생이라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전국의 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 교수님 중에서 선발합니다. 단, 수험생 자녀가 있거나, 사교육기관에 종사하는 경우 자격이 제한되며, 3년 연속으로 선발될 수 없고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출제위원으로 선발된다 하더라도 주변에 알려서는 안 되며, 약 40일의 출제 기간 동안 외부와 철저히 분리된 곳에서 감금 생활을 해야 하죠.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보안요원 등 관리 인원을 모두 포함하면 70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감금된다고 하니 생각보다 큰 그 스케일에 입이 떡…

2019년 8월에 대학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법'이 시행된 이후로 대학이 강사의 수를 줄이며 강좌 수 또한 줄어들었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언론에선 수강신청 대란을 강사법 때문이라 탓했습니다. 하지만 수강신청 대란은 2019년부터 심해진 것일 뿐, 그전부터 존재했죠😩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강사법이 아닌 대학의 기형적 구조와 교육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립대학 비율이 80%가 넘는 한국 대학 현실(사립대학의 왕국으로 불리는 미국은 20%) 또한 문제인데요. 사립대학은 국립대학보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안 그래도 골치인 재정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또 학령인구(6~21세) 감소로 인한 강좌 수 감소와 전임교원 증가 추세로 인해 강사 수는 줄 수밖에 없는 구조(전임 교수 1명이 강사 2, 3명의 몫) 임을 대학과 정부는 고려해야 합니다. (학생도 줄고, 강좌수도 줄고,, 느는 건 수강신청의 빡셈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