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율이 절반도 안 되는 강력범죄가 있다?>

🦘: 3월 시작과 함께 모두의 마음을 졸이게 한 큰 산불이 있었죠. 대선 이후 윤석열 당선인과 민주당 비대위의 첫 공식적인 발걸음도 산불 피해 현장으로 향했는데요. 이런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번 레터에서는 산불의 ‘범죄적, 환경적 원인’과 ‘이재민’을 고루 살펴보았습니다.

🌋 열흘간 이어진 강원도 산불

지난 3월 초 강원도 강릉과 동해 지역, 울진과 삼척 지역에서 커다란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피해 면적만 도합 4000㏊으로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인 강릉·동해 지역 산불은 발생한지 90시간 만에 진화됐고, 역대 최대 피해·최장기 산불로 기록되는 울진·삼척 지역 산불은 꼬박 10일간 이어졌죠. 최악의 산불로 불리고 있는 이 두 산불은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했는데요. 크게 범죄적 측면의 방화 범행과 환경적 측면의 기후변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날 무시해? 다 불지를 거야!

강릉 산불은 60세 남성의 방화로 시작됐습니다. 방화범은 ‘주민들이 무시해서 범행했다’는 것을 범행 동기로 대며 토치를 이용해 자신의 집과 주변 빈집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는데요. 주민들을 향한 분노의 불씨는 산 전체에 번져 온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노 좌절형’으로 진단하며, 사회나 자신의 처지 혹은 상황에 대한 불만을 방화로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더하여 산림 방화는 온 산에 불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불씨를 붙이면 알아서 타는 만큼 죄책감도 덜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 강력범죄 산림 방화..낮은 검거율과 처벌 수위?

방화는 특정인 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 의해 살인·강도·강간 등과 함께 강력 범죄로 분류됩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방화사건은 최근 3년간 해마다 1000건이 넘게 발생했는데요. 그중 산림 방화의 경우 원인 제공자의 검거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1.7%에 그칩니다. 폐쇄 회로 TV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대다수이고, 이에 따라 범죄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검거를 했다고 하더라도, 산림 방화법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은 수준입니다. 2016년 개정된 산림보호법에 의해 처벌이 완화되어 솜방망이 처벌만 이어지고 있죠. 범인의 형량은 5~10년 정도인 것에 반해 삼림 복구는 10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계속되는 산불 피해에 형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불씨를 키우는 또 다른 바람, 기후변화

한편 발화 213시간 만에야 주불이 잡힌 울진·삼척은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아 원인 규명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산불을 키운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담배꽁초와 같이 인재일지 몰라도, 불길이 잡히지 않아 규모가 커지고 장기화되는 배경에는 과거와 달라진 기후여건에 있다는 것이죠. 국립산림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의 월평균 온도가 1.5℃ 올라가면 산불 가능성은 8.6%, 2℃ 올라가면 13.5%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지구온난화로 전체적인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기후위기의 결과이자 원인인 산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금 지구는 산불로 쉼 없이 열을 내고 있는데요. 최근 있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이나 호주 전역에 발생했던 산불 등을 살피며 산림청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을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의 추세라고 봅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에 의한 산불이 또다시 기후변화를 만들어내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산불로 배출된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높여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이에 UN은 올해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전 세계에서 산불은 더 빈번하게, 그리고 더 강하게 발생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봄철 산불조심’도 이제 옛말이라고 해요. 기후위기에 따라 대형 산불이 나는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고 피해도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1년 내내 산불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화 범죄는 우리 힘으로 막아내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기후변화는 우리의 노력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요. 산림 복구의 100년, 오늘의 작은 습관 변화로 함께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

🏠 다 타버린 집.. 임시 조립식 주택 1년 무상 제공

산림청은 이번 울진∙삼척 산불로 인해 주택 319채를 비롯해 공장, 농축산 시설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됐다고 밝혔는데요. 산불로 인해 주거지를 잃은 이재민에게는 임시 주거용 조립식 주택이 제공됩니다. 동해시는 조립주택 50채를, 울진군은 20동을 긴급 제작해 지원하기로 했고요(계속해서 확보 중). LH는 경북의 의견을 들어 맞춤형 임대주택 지원 서비스를 약속했습니다. 임시조립주택은 1년간(연장 가능) 무상 제공 되며, 공공임대주택은 2년간 임대료 50%를 감면하는 조건으로 제공된다고 하는데요. 이외에도 주택 복구자금 융자, 주거비 등이 지원된다고 합니다.

💰 285억 넘게 모인 성금.. 올해 말쯤 지원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