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막차시간은 그대로?>

🦘: 주요 대중교통수단 중 하나인 지하철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요.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건사고에 금방 잊혀진 지하철에 관련된 이야기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지금은 잠시 중단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와 우리의 막차 시간에 큰 영향을 줄 ‘지하철 적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의 시작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노부부가 리프트를 타다가 추락해 한 명은 숨지고 한 명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서울시에서는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았는데요. 그러던 중 2017년 신길역에서 리프트를 타려던 장애인이 추락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이동권 보장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 우리도 ‘출근길 지하철 탑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작년 12월 6일에 시작됐습니다. 장애인 또한 비장애인과 같이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탈 수 있길 원한다며 장애인 권리에 대한 예산을 반영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2025년까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저상버스로 100% 보급하고, 2022년까지 특별교통수단 782대와 장애인 버스 10대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출근길 시간에 진행된 이 시위는 휠체어 바퀴를 열차와 승강장 틈새에 끼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심상정 후보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권리 예산 편성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언급하면서 시위는 잠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 계속되는 열차 지연에 높아지는 불만의 목소리

시위로 인해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해당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시위 현장이 담긴 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시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해졌는데요. 영상에는 지하철 시위 중 한 승객이 할머니 임종을 보러 가야 한다고 소리쳐 항의했음에도 “버스 타고 가세요. 죄송합니다” 라고 짧게 답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반면,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극단적인 시민 불편 사례만을 강조하는 게 맞는 것이냐, 우리도 언젠가 소수자의 입장이 될지 모른다며 귀 기울여줘야 한다는 옹호 여론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 이동권 제약은 다른 기본권 침해로도 이어져

장애인 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것은 편리한 이동뿐만이 아닙니다. 이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다른 기본권 또한 침해될 수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오늘 시행되는 대통령 투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형숙 전장연 공동대표는 투표소가 2층에 위치해 있으면 직접 가서 투표할 수 없고 투표용지를 직원에게 건네야 한다며 비밀투표 원칙을 지키기 힘든 현실을 토로하였습니다. 또한,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죠. 하지만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은 증상이 있을 경우에 타인과 접촉하지 않고 홀로 의료시설에 방문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 장애인들의 이동 수단, 현 상황은 정확히 어떨까

😮 코로나 종식돼도 지하철 막차 연장 불가?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행돼 오던 지하철 막차 시간이 코로나 종식 후에도 유지됩니다. 한시적 조치로 여겨졌던 단축 운행이 장기적 조치로 바뀐 것인데요. 2020년 4월부터 잠정 중단 중이었던 ‘평일 심야 1시간 연장 운행’이 폐지되고, 이에 따라 지하철은 오전 5시 반부터 종착역 기준 자정까지만 운행됩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야 활동인구가 줄고, 지속되는 재정 적자 탓에 연장 운행을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 지하철이 적자 난 이유

① 코로나 재택근무 여파

적자 원인으로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 재택근무 여파입니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인 아침 7~9시, 저녁 6~8시에 전체 이용객의 38.4%가 몰리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용객이 급감해 2년 연속 운수 수입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1년 지하철 수송 인원은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7억 2,040만 명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이용객 감소세는 2호선 강남역·강변역, 4호선 명동역 등 회사 밀집 업무지구와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나타나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 것이죠.

② 고령자 무임승차

또 다른 이유는 총 승차 인원의 15.9%에 달하는 무임수송 인원으로 인한 손실액입니다. 사실상 무임승차로 인한 손해가 가장 큰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코로나19 이전에도 매해 5,000~6,000억 원의 만성 적자가 발생하였지만 이렇다 할 방안을 찾지 못해 손실액이 쌓이고 있었고, 코로나 여파로 운송객이 줄면서 그 적자가 메꿔지지 못한 것이죠. 이에 2020년에 무임승차로 생긴 적자를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주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국고로 지하철 적자를 보전해줄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 지하철, 나라에서 운영하는 거 아니었어?

도시철도는 6개의 지자체(부산·서울·대구·인천·광주·대전) 운영기관에서 관리됩니다. 즉 공기업인데요. 다만 도시철도는 국가정책에 따른 공공서비스 영역으로 간주되어 대표적으로 고령자 무임수송과 같은 정책이 시행된 것입니다. 문제는 무임수송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지자체가 떠안고 있다는 점이죠. 코로나19 장기화와 무임수송으로 인한 누적 손실이 갈수록 커지면서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손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정부 차원 지원 촉구 vs 운영은 지자체 책임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는 정부의 관련 법령에 따라 1984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좋은 복지제도이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도시철도 노선의 광역화 등으로 인해 무임승차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6대 특·광역시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가파른 부산의 경우 전체 수송객 중 만 65세 이상의 무임 승객 비율이 30%를 훌쩍 넘어섰고, 이로 인한 손실만 지난해 1,090억 원에 이르렀죠. 전국으로 확대하면 도시철도 무임손실은 연간 6,0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도시철도 노사는 국비 보전이 시급하다 지적했는데요. 기획재정부는 지하철 건설은 정부 지원이지만 운영은 지자체 책임이라며, 지하철 적자를 보전하다 보면 다른 지역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 도시철도의 노력, 적자가 만들어낸 낯선 이름

국내 도시철도 노사는 무엇보다 재정적자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는 대선을 앞두고 ‘도시철도 무임수송 비용 국비 지원 촉구’ 공동 건의문을 채택,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정책적 노력 외에도 적자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역명 판매, 공유 오피스 조성, 캐릭터용품 판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