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걸고 눈치게임 시작..1>

🦘: 오늘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입니다. 지방선거는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직접 선출하는 선거인만큼 생활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오늘 레터에는 ‘2022 지방선거’를 둘러싼 문제들, 그리고 ‘외국인 유권자’ 이슈까지 지방자치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고루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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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바뀐 것들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선거 유세 소음이 줄어든 것을 느끼셨나요? 이번 지선에서는 선거 유세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됐는데요. 선거 유세 차량에 부착하는 확성장치 정격출력은 3kW, 음압 수준은 127dB까지 허용됐습니다(120dB=클럽에서의 음악 소리). 두 번째로 국회의원 선거와 시·구의원 선거 등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자 연령 제한이 완화됐습니다. 기존 만 25세 이상으로 뒀던 연령 제한이 만 18세 이상으로 내려가면서 실제로 이번 지선에 출마한 10대 후보들도 있죠. 마지막으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가 일부 지역구에 시범 도입됐습니다. 중대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2~5인이 선출되는 방식으로, 유권자의 사표를 줄이고 정치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처음 적용됐는데요. 한편 이번 시범 도입이 그 목적을 지키지 못하고 허울뿐인 중대선거구가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 안 뽑았는데 어떻게 당선이 돼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주목해야 할 점이 있는데, 바로 무투표 당선 문제입니다. 투표 없이 당선되는 후보자를 ‘무투표 당선자’라고 합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자가 선출 인원보다 적을 경우 유권자의 투표 없이 자동 당선되는 건데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 수가 무려 494명에 달했습니다(후보자등록 마감일 기준). 이는 전체 선출 인원의 12%로, 4년 전 지방선거 때의 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 아이고 내 투표권, 참정권! 다 날아가네!

무투표 당선은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되는 심각한 문제로, 법률 전문가들 역시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합니다. 나아가 무투표 당선 예정자는 원칙적으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 공보도 발송하지 않습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사람의 선거운동에 드는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 주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죠. 결국 해당 지역 유권자는 자신의 선거구에 누가 어떤 공약으로 출마하는지 알기 힘들고,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을 판단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즉, 정치에 참여할 권리(=참정권)가 박탈되는 겁니다.

🍀 무투표 당선, 운이 좋아서 된 건가

너도나도 당선되기 위해 나서는 게 선거인데, 정말 ‘운 좋게’ 출마할 사람이 없어서 무투표 당선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보다 중심에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싸움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정당별 지지층이 확고한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은 다른 지역보다 무투표 당선 사례가 많은데요. 양당이 가능성이 적은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데다, 거대 양당 중심의 선거가 전개되면서 다른 출마 시도가 사실상 봉쇄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거대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지방 의원이 되는 것이니 지방자치의 의의가 훼손되는 거죠. 지방자치는 분권을 통해 나라가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하고 주민 자치를 실현하고자 시작된 것인데, 오히려 양당의 권력 싸움처럼 되어 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정당 공천제를 메워야...할까?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정당명과 기호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하여 정당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고, 기호에 따라 특정 정당의 후보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만 적혀 있는 것이죠. 이와 달리 나머지 선거에는 정당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는 ‘정당 공천제’가 적용됩니다. 정당 공천제는 각 정당이 지역에서 입김이 센 토호세력의 난입을 막고 책임정치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의 정당 공천제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거대 양당의 권력 싸움을 부추기고, 중앙 정치 권력으로부터 지방 자치가 독립할 수 없게 만들어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투표용지가 7장인 것부터 복잡하게 느껴지는 지방선거..💦 하지만 우리의 일상과 가장 맞닿아있는 곳에서 일할 사람들을 뽑는 선거라 더 뜻깊게 느껴지는데요. 우리 민주정치의 주춧돌을 튼튼히 다듬으려면 지방자치의 문제점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죠! 💪

by. 🌊잔잔, 💎조지 

😲 외국인 유권자 수가 역대 최다라고?

6월 1일 제8회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 수가 총 4430만 3천449명으로 확정됐습니다. 이 중 외국인 유권자는 12만 6천668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숫자인데요.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의 10만 6천205명보다 2만 463명, 약 19.3% 증가한 수치입니다. 제5회 지방선거 1만 2878명, 제6회 지방선거 4만 8428명 등으로 외국인 유권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총 선거인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제5회 0.03%, 제6회 0.12%, 제7회 0.25%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권자 가운데 중국인은 78.9%(9만 9969명)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죠. 이어 대만 8.4%(1만658명), 일본 5.7%(7244명), 베트남 1.2%(1510명), 미국 0.8%(983명) 순입니다.

👣 외국인 참정권의 역사

한국에서 외국인 참정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건 김대중 정부(1998~2003) 시절부터입니다. 새로운 세기를 맞은 김대중 정부는 ‘세계화’를 시대적 과제로 인식했는데요. 국회에서도 세계화와 관련한 여러 법안을 내놓았고 그중 하나가 외국인의 지방선거 선거권을 보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었습니다. 외국인이더라도 지방세를 내고 자치 법규와 지자체의 결정과 명령에 따르는 등 의무를 준수하는 만큼 이에 합당한 권리를 부여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2002년에는 법사위원들이 헌법 제1조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선거법 개정안이 합의되지 못했는데요. 2005년 8월 국회에서 주장한 ‘지방선거는 국민이 아니라 주민이 참여한다’의 논리가 헌법과 상충됐던 부분을 해결하면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었고,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에게 투표가 허용됐습니다.

⬇️ 유권자 수와 반대로 투표율은 점점 떨어져

외국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2010년(5회) 35.2%, 2014년(6회) 17.6%, 2018년(7회) 13.5%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투표율이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자신의 투표권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11월 연구용역을 통해 발간한 ‘이주민의 권리에 기반한 사회통합 방안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설문조사에 응한 영주권 보유 외국인 33명 가운데 42.4%가 자신에게 투표권이 없는 것으로 인식했고, 24.2%는 투표권 여부를 몰랐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외국인을 향한 차별·혐오 분위기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차별, 혐오로 인해 자신이 이 사회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약해지다 보니 투표율도 낮은 것이죠.

🔊 선거철마다 안산은 시끌벅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한 지 17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거철마다 이에 대한 논란은 존재합니다. 특히 외국인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인 안산의 경우 올해에는 중국 교포인 후보가 안산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는데요. 외국인 투표권에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들도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지역 사회에 대해 잘 알고 투표권을 행사할지 의문”이라며 아직까지 지방선거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하지만 “다문화 도시인 안산은 차원이 다르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외국인 참정권을 인정하는 나라는 총 45개국

모든 나라가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45개국에서 외국인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유럽연합(EU) 회원국은 1992년 유럽 통합을 위한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계기로 일정 기간 외국에 주소지를 갖고 살았다면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선과 같은 중앙선거 투표권을 주는 나라는 드물지만 이처럼 많은 나라가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고 있죠. 독일이나 캐나다와 같은 이주민의 비중이 큰 나라의 경우 이주민들이 선거 결과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기도 해서 이들과 관련된 공약도 많이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인 유권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에는 한국 내 외국인 유권자의 수와 투표율을 살펴보고,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고루 구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by. 🦦호롱, 🍷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