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가스 전기료 감면 대상이었어?>

🦘: 여야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 겨울철 난방비 급등 사태에 대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 모색보다, 책임 전가에 더 급급해 보였는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에너지 빈곤층’과 ‘에코 테러리즘’을 통해 그 보호 대상과 보호 방법에 대해 고루 다뤄보았습니다.

에코 테러리즘이란 과격한 형태의 환경 운동 및 동물권 보호 운동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환경 운동가인 에드워드 애비가 에코 테러리즘의 서막을 올렸는데요. 그는 소설 <몽키 렌치 갱(1975년)>을 통해 환경 게릴라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1986년 해양환경 보호단체 시셰퍼드(Sea Shepherd)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항에 정박해 있던 포경선* 두 척의 바닷물 흡입구를 열어 침몰시켰고, 같은 해 미국에서는 6건의 환경 관련 방화∙폭파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급진주의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FBI가 집계한 에코 테러리즘은 1,200건 이상으로, 피해 금액은 2억 달러가 넘었는데요. 이에 따라 야기되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에코 테러리즘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테러리즘의 한 유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포경선: 고래를 잡는 배

🎨 미술 작품에 음식물 투척

2022년 해외에서는 환경 운동가들이 세계적인 작품에 음식을 뿌리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시위를 자주 열었습니다. 독일 환경단체인 라스트 제너레이션(Last Generation)은 지난해 10월 23일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의 그림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던지고 접착제로 자신의 손을 벽에 붙이는 행위를 연출했습니다. 영국의 환경단체인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도 같은 달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었는데요. 이처럼 환경단체가 미술 작품을 볼모로 선택한 이유는 대중들의 즉각적인 관심 때문입니다.

🤷 찬성: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어!

실제로 환경단체는 명화 테러를 통해 일반적인 집회나 시위로는 끌기 어려운 국제적 이목을 쉽게 모으고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대개의 명작이 유리 등으로 보호되고 있어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시위 현장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리치 펠게이트(Rich Felgate)는 환경 운동가들이 명화 테러 시위에 대한 비난과 논쟁을 알면서도 극단적인 시위 방식을 쓰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하는 노력은 다 해봤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습니다. 즉 환경 운동가들은 에코 테러리즘을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수단이자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는 것이죠.

🙅 반대: 너무 과격한 것 같은데?

그러나 명화를 볼모로 하는 시위 방식은 오히려 환경 운동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설명은 그럴듯하더라도 공익에 반하는 폭력이라는 것이죠. 또한 불법적인 절차로 일어난 결과는 부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독일 환경단체인 라스트 제너레이션(Last Generation)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베를린에 있는 15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 부분을 2m가량 잘라냈는데요. 이에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시위를 비판하며 “조금의 창의성”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국내 네티즌들은 “정도가 지나치면 테러일 뿐”, “좋은 뜻으로 시작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된 거라면 테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by. 🍷헤나